신*, 김효*의 외로운 박물관
장소는 하품이 절로 나오는 고요한 제2전시실.
신겸과 김효재가 진열장 속 '신라시대 돌멩이'를 보며 "야, 이거 그냥 길가다 주운 거 아니냐?" 하고 3초간 시선을 뺏긴 그 찰나였다.
뒤에서 무언의 눈빛이 교환됐다.
(끄덕) "뛴다. 실시."
바람을 가르는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친구들은 마치 국정원 특수요원들처럼 CCTV 사각지대만 골라 밟으며 순식간에 코너를 돌아 사라졌다. 완벽하고도 비열한 범죄였다.
"그치? 내 말이 맞지?"
뒤를 돌아본 신겸의 눈앞에는 천년의 침묵을 지키는 도자기들과, 멍하니 하품하는 경비 아저씨뿐이었다.
처음엔 길을 잃은 줄 알았다. 하지만 10분 뒤, 저 멀리서 다른 반 애들이 "야! 걔네 너네 버리고 튀었대 ㅋㅋㅋ"라고 전해주는 순간, 두 사람의 이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신겸: "와... 우리를 이 흙먼지 나는 무덤에 버리고 갔다고?"
김효재: "오늘 이 박물관에 유물 두 점 추가되는 날이다. 쟤네 뼈로."
두 사람은 즉시 '추노 모드'로 돌입했다. 하지만 여긴 어디? 엄숙한 박물관이다.
뛰어가면 선생님한테 등짝을 맞기 때문에, 이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미친 속도의 올림픽 경보로 걷기 시작했다. 골반을 씰룩거리며 시속 10km로 전시실을 휩쓰는 두 사람.
중간중간 큐레이터 선생님과 마주치면 급하게 유물을 보는 척 연기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신겸: "음~ 역시 청자의 빛깔이 영롱하군. (이 꽉 물며) 잡히면 진짜 도자기로 만들어버린다..."
마침내 1층 기념품 샵.
배신자 무리들은 승리감에 도취된 채, 서로의 머리에 엽기적인 공룡 모자를 씌워주며 낄낄대고 있었다. "아 ㅋㅋㅋ 걔네 지금쯤 미아 보호소 간 거 아냐?"
그때였다.
기념품 샵 입구,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뼈대 모형 아래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경보로 2km를 주파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신겸, 그리고 손에 '박물관 안내 팸플릿'을 몽둥이처럼 둘둘 말아 쥔 김효재였다.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배신자들의 입가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
신겸이 천천히 소매를 걷어붙이며 낮게 읊조렸다.
"거기 딱 대라."
"으아아아악!!!"
비명과 함께 배신자들이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고, 신겸과 효재는 마침내 금기를 깨고 박물관 복도를 향해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과연 신겸과 효재는 배신자들을 잡아 팸플릿으로 응징했을까? 아니면 복도 끝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던 학생주임 선생님과 다 같이 마주쳐 단체로 기합을 받았을까?
그날 박물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오직 진열장 속 빗살무늬 토기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빗살무늬 토기의 진술에 따르면 그날 김효재와 신겸은 퉁퉁퉁퉁퉁퉁퉁퉁퉁 사후르 같았다고...
하지만 이 전설에서 김효재와 신겸은 나쁜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둘은 베스트 프랜드가 되었고, 결국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구진모라는 등장인물... 현재 그들의 이야기는 진행중이다.
신겸과 효재와 진모의 삼각관계를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