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목 H사건에 대해 다들 들어보셨나요?
그 해 여름,
한일고등학교는 더위가 아니라
태양과 직접 협약을 맺은 듯했다.
산은 학교를 감싸고 있었고,
공기는 증기로 변해 학생들의 폐를 천천히 삶고 있었다.
특히 1학년 5반.
그 교실의 에어컨은 “냉방”이 아니라 “미지근한 분노”를 내뿜는 장치였다.
그날 체육시간 이후,
현목은 인간이 아니라 젖은 수건이었다.
그는 옷을 벗었다.
옷은 이미 삶의 의지를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공부를 하던 그는 결국 책상 위에 퍼졌다.
인간 배터리 0%. 그 상태로 1부자습까지 실신했다.
그때 교실 뒤편에서
미래의 문명이 윙윙거리고 있었다.
제라드의 선풍기.
그것은 평범한 선풍기가 아니었다.
최신형. 메탈릭 디자인.
그리고 배터리 76%.
76%.
이 숫자가 역사를 바꿨다.
현목은 일어났다.
1부자습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기 때문이다.
인간은 종에 약하다.
그는 제라드에게 다가갔다.
“한 번만 빌려줘.”
제라드는 말했다.
“안 돼.”
그의 눈빛은 냉혹한 자본주의였다.
“너 지금 안 쓰잖아.”
팩트였다.
선풍기는 충전기함에 있었다.
하지만 제라드는 조용히 선언했다.
“나는 100%가 아니면 안 쓴다.”
그 순간 교실의 공기가 갈라졌다.
76%는 수치가 아니었다.
신념이었다.
철학이었다.
문명이었다.
현목은 외쳤다.
“고작 24% 모자란 걸로 세상을 멈춰?”
그리고 그는 허락 없이 선풍기를 집어 들었다.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그는 속삭였다.
“파라다이스…”
제라드는 이전까지 현목에게 당한 것이 많았다. 그것은 바로 질문 폭탄공격. 예전에 제라드는 현목에게 질문을 하기 전에 꼭 GPT에게 물어보거나 교과서를 읽고 생각 좀 하고 질문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현목은 이를 무시하고 제라드에게 계속 질문 공격을 하였다.
결국 제라드는 이날 폭발해버렸다. 예전에 질문공격으로 쌓여있던 감정들과 선풍기의 약탈.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NO현목” 선언.
“NO제라드” 선언.
304호는 기존부터 생겨왔던 균열이 한번에 터져버렸고, 1 vs 1 vs 1 vs 1 vs 3으로 분열했다.
그 모습은 작은 대륙의 붕괴와 같았다. 39기 304호는 본격적으로 시궁창라이프 모드 버튼을 눌렀다.
제라드는 욕을 배웠다.
그는 이전까지 욕을 몰랐다.
그는 깨끗했다.
하지만 전쟁은 인간을 타락시킨다.
현목은 상처를 받았다.
제라드는 자존심을 붙들었다.
그리고 여름은 계속되었다.
결전의 날.
C동 호실상담.
선배가 물었다.
“304호 왜 이러냐.”
두 전사는 침묵했다.
그들은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76%의 배터리가 아니라
24%의 부족함이 서로에게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은 껴안았다.
눈물이 흘렀다.
선풍기는 충전기함에서 조용히 77%가 되었다.
명심해라!
인간관계는 배터리 100%일 때만 쓰는 게 아니다.
76%여도 충분하다.더위가 심하면 철학이 생긴다.
그래서 여름에는 큰 결정을 하지 마라.선풍기는 빌리기 전에 허락을 구해라.
허락 없이 쓰면 문명 붕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싸운 뒤에 화해한 관계는
처음보다 더 단단해진다.
결국 304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전설은 이렇게 남았다.
“그 해 여름,
우리는 24% 때문에 전쟁을 했다.”
인간은 참 귀엽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화해한다.
이 사건 이후, 현목은 남들과 협력하며 지내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고, 제라드는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모두에게 득이 되는 전쟁이었다.